오늘은 1년이 넘게 저희 회사의 사운드 디자인 팀에 근무했으며 최근 패스 오브 엑자일의 보조 작곡가가 되신 마이클 님을 소개합니다! 마이클 님의 음악 관련 이력과 Grinding Gear Games에서 맡은 새로운 직책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이클 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전 마이클이라고 하고 이제 1년 반쯤 오디오 팀에 근무했습니다! 결전 리그 직전부터 사운드 디자인 업무를 시작했고, 강적 조금 후부터 음악 쪽으로 업무를 바꿔 가기 시작했죠. 패스 오브 엑자일 플레이 시간은 3000시간이 조금 넘고, 베타 때부터 하다가 말다가 했어요.

음악 관련 이력은 어떤가요?

아홉 살 때쯤부터 악기를 다뤘어요. 학교에서는 고전적인 피아노, 기타, 성악 교습을 받았고요. 대학 때 2년 정도 작곡을 공부했는데, 클래식 전공이 재미가 없어서 대중음악 전공으로 변경했죠. 그때 스튜디오 환경에서 작업하는 법과 DAW(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 사용하는 법을 배웠고, 그 덕분에 현대적인 작곡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음악은 언제부터 작곡하셨나요? 원래 작곡가가 꿈이었나요?

작곡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열 살때부터 머릿속에 있었지만, 진지하게 제 곡을 쓰기 시작한 건 열다섯 살 때부터였어요. 그때쯤 피아노 선생님과 사이가 틀어지는 일이 있어서 시험 대비는 제쳐 놓고 곡을 썼죠. 그게 진화해서 3부 형식의 소나타가 됐는데, 그 곡으로 상을 몇 개 받았어요. 그걸 계기로 연주만 할 게 아니라 작곡을 시작해 볼까 하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 후로는 무엇보다 작곡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선생님들이 걱정하실 정도였죠... '진짜' 직업은 뭘로 할 거냐는 질문을 몇 번이나 받았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예요. 그래도 결국은 잘됐다고 생각해요!

다른 게임의 수록곡도 작곡한 적이 있으세요?

외주로 게임 작곡 일을 받아 보려고 한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무경력자'로서 게임 스튜디오나 인디 개발사와 연이 닿아서 기회를 얻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그 전의 경력은 대부분 TV나 영화 음악, 아니면 여러 뉴질랜드 아티스트들을 위한 음악 프로듀싱이었어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개발 중인 MMO 게임 외주 업무를 수주하긴 했는데, 락다운이 길어지면서 게임 개발이 중단됐죠.

어쩌다가 Grinding Gear Games에 근무하게 되셨나요?

사운드 디자인 직무에 몇 차례 지원한 끝에 거의 포기한 상태였는데, 코로나 직후에 공고가 다시 올라왔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오 팀 리드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서 면접 기회를 따냈죠.

그로부터 9개월 후로 가자면, 카밀 님은 제가 일을 할 때 쓰는 툴 중에 본인이 쓰는 것과 겹치는 게 많다는 것을 알고 계셨어요. 또 그때가 패스 오브 엑자일 2 개발에 속도가 붙던 때라, 마케팅 자료와 운영 중인 게임과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BGM까지 작곡하기는 힘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몇 차례의 실무 테스트를 통해서 그래서 제가 음악 업무에도 적합한지 검증하신 후에 저를 보조 작곡가로 뽑아 주셨어요.

여기서 맡은 직책에 적응하는 과정이 어땠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패스 오브 엑자일의 게임 세계에 어울리는 곡을 쓰기 위해 따라야 하는 음악 관련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비싼 장비를 새로 지급받은 걸 제외하면, 사실 오디오 팀과 이미 한동안 호흡을 맞춘 터라 일 자체는 비슷해요. 호흡이 조금 길어졌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까요. 제일 큰 차이점은 아마 최대한 일찍 스토리 팀과 디렉터들에게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서, 미리 곡에 대한 레퍼런스를 쌓고 주요 악기 구성을 계획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겠네요. 그래야 창작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거든요.

가이드라인 이야기를 하자면, 대부분의 BGM 작업과 비슷해요. 가장 좋은 음악은 있는 줄도 모르다가 없어지면 알게 되는 음악이거든요. 음악이 게임이라는 무대의 중앙에 오르는 게 아니라, 화면에 보이는 내용을 뒷받침해 줘야 하죠.

그 외에는 믹싱과 악기 편성, 편곡이 주는 전반적인 느낌이 카밀 님의 작품과 어울려야 한다는 점이에요. 태초의 고대 신들에게 화염구를 퍼붓는 상황에 JRPG 풍의 서정적인 피아노 곡이 어울리지는 않겠죠.

지금 다가오는 3.19 확장팩 사운드트랙 작업을 하고 계신데요,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저도 작곡가로서 처음 담당하는 확장팩이기 때문에, 최초 구상 단계부터 리그 개발 프로세스를 따라가 볼 기회였어요. 처음에는 이틀이 멀다 하고 사람들에게 디스코드로 메시지를 보내서 좀 구체적인 테마나 원화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제 일이죠. 그런 자료가 곡의 방향을 정하는 데 참고가 되거든요. 

이상적인 프로세스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리그의 주제를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그러면 그걸 바탕으로 BGM과 티저, 트레일러에 쓸 음악을 구상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번에는 좀 빙 돌아서 온 느낌이 있지만, 결국 오긴 왔어요! 다음에는 좀 덜 돌아와야겠죠.

주제가 확정되면, 그 곡에서 가장 극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거꾸로 가면서 작은 부분들을 만들 수 있어요. 작은 부분들은 화면에서 일어나는 일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죠. 예를 들면 월드 탐험 음악에서 보스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있을 거고요. 보스 전투에서 보스의 생명력이나 전투 내용에 따라 음악의 강도를 다르게 하는 경우도 있겠네요.

작곡 이외의 취미나 관심사가 무엇인가요?

당연히 게임이죠! 그것 말고는... 영화 시청, 아니메 정주행, 헬스장 가기 정도가 있겠네요.

좋아하는 작곡가로는 누가 있나요?

이 질문에는 항상 어떻게 답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만 말할게요. 베토벤과 우에마쓰 노부오요. 자라면서 피아노로 그분들의 곡을 많이 쳤고, 그래서 작곡을 시작하는 데도 영향이 컸거든요.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명성, 제 자신을 망가뜨리는 자기 회의, 죽음에 대한 공포요.

어느 악기의 곡을 작곡하는 게 제일 재미있나요?

아무래도 피아노겠죠. 제가 원래 다루던 악기니까요. 그게 좀 재미있는데, 사실 이제 피아노 곡은 거의 안 쓴답니다... 그게 아니면 현악기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서 3.19 확장팩에서 마이클 님의 사운드트랙을 들어보고 싶네요!
글 작성자: 
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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